조이’s 큐레이션
신세계・이마트 주주들은 지난주 가슴이 여러 번 내려앉았을 거예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때문에 연일 논란이 일면서 신세계 주가가 내리고 이마트와 스타벅스 불매운동까지 시작됐기 때문.
기업인의 말 한마디에 주가까지 출렁여 놀랐다면 이번 이슈를 읽고 오너 리스크를 고려하는 투자 전략에 대해 함께 고민해봐요!
☑️ 오늘의 이슈
•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본인 인스타그램에 ‘#멸공(=공산주의를 멸한다)’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을 올려 왔는데요. 최근 정치권에서 이 키워드를 SNS에 따라 올리면서 논란이 커졌어요.
• 논란이 일면서 10일 신세계 주가가 6.8%,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가 5.34% 내리자 ‘오너 리스크’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소비자들은 이마트와 스타벅스를 가지 않겠다는 불매운동도 시작했고요.
• 이마트 노조까지 나서 정 부회장의 언행이 신세계와 이마트에 미칠 영향을 지적했어요. 그러자 정 부회장이 사과를 하며 이번 논란은 우선 가라 앉았지만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 오늘의 인사이트
• 오너 리스크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기업의 오너, 경영진 등의 언행이 기업의 이미지와 주가, 나아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걸 뜻해요. 특히 B2C 기업(=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일수록 큰 영향을 받아요.
• 불매운동이 시작되면 소비재 사업 특성상 대체재가 많아 타격도 커요. 이마트 대신 홈플러스나 롯데마트를, 신세계 백화점 대신 롯데 백화점이나 현대 백화점을 가면 되니까요. 스타벅스 대신 갈 수 있는 카페도 많고요.
• 다만 오너 리스크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는 시선도 있어요. 오너 리스크로 영향을 받는 건 단기적일 뿐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 등 본연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
🔹 ‘SNS셀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가져온 ‘득과 실’
• 정용진 부회장은 그동안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쌓았어요. 팔로워도 77만 7000명이나 될 정도 SNS 셀럽이 됐고요.
• 정 부회장의 SNS 활동으로 신세계그룹은 긍정적 효과도 많이 봤어요. 정 부회장이 노브랜드, 피코크 등 이마트 브랜드 제품을 직접 쓰는 모습을 SNS에 올리면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었고, 스타벅스 유튜브에서 ‘최애 음료’를 공개하며 관심도 끌었고요.
•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정 부회장의 SNS가 리스크일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정 부회장은 #멸공이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과 관계 없다고 여러 번 언급했지만, 중국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자 신세계그룹 가운데서도 중국 사업을 하는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요.
•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은 심지어 정 부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지도 않아요. 정 부회장은 정유경 총괄 사장과 2016년 서로 들고 있던 신세계,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했는데요. 이 일로 정 부회장은 이마트 주식만, 정유경 총괄 사장은 신세계 주식만 들고 있어요. 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 계열사라는 이유로 불똥이 튄 셈.
• 과거 대한항공과 남양유업의 사례를 돌이켜 봐도 오너 리스크의 불똥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한항공은 땅콩회항에 물컵갑질까지 이어지며 검찰 수사까지 받았고, 남양유업은 결국 오너 일가가 기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한 뒤 기업을 매각하기 위해 나섰어요.
🔹 정용진이 이끄는 이마트, 올해 사업 전망은?
• 이마트의 경우 이마트뿐 아니라 많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최근 SCK컴퍼니로 이름을 바꿨어요)를 비롯해 편의점 이마트24, 노브랜드 버거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SSG닷컴(쓱닷컴) 등이 있어요.
•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이마트 실적에 반영되는 자회사 중 매출이 가장 높다고 추정될 정도로 실적이 고공행진중! 하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돼 올해 실적은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참고로 우리나라 스타벅스에 투자하고 싶다면 모회사인 이마트 주식을 사야 해요.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우리나라 스타벅스 주식을 전혀 들고 있지 않아요.
• SSG닷컴은 올해 유료 멤버십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마트 자회사를 통해 ‘신세계 유니버스’를 꾸려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여요. 올해 상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기도 한데요. 이번 논란으로 투자 열기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요. 멤버십 매출도 불매운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요.
• G마켓와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지난해 이마트 자회사로 들어왔는데요.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3위(1위는 네이버, 2위는 쿠팡)로, 이베이코리아와 쓱닷컴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되면 이마트의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돼요.
• 본업인 이마트는 올해 실적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요. 2021년에는 코로나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밥을 해먹는 수요가 늘어 실적이 좋아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올해엔 이런 반사이익을 누리기 힘들어질 것 같아서, 오프라인 점포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요.
조이’s 코멘트
주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쯤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는 친구한테 투자 조언을 들은 적이 있어요.
“주식을 사기 전에 봐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기업이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나?(=재무 상태) 둘째, 앞으로 돈을 어떻게 벌 건가?(=기업 전망) 셋째, CEO나 오너에 문제가 없나?(=오너 리스크)”
그래서 저는 오너 리스크가 있는 기업에 투자하기 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는데요. 이번 사례를 보고 다시 한 번 이 원칙을 되새겼어요. 오너 리스크로 잠깐 주가가 빠졌다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영영 기업의 이미지가 망가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 소개한 이마트와 신세계도 썸렛 바구니에 담지 않을게요. 투자하기 전에 따져야 할 게 너무 많죠? 그래도 썸렛을 꾸준히 보면 어느 기업이 좋은지 옥석 가리기를 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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