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s 큐레이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국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지난주에는 전쟁 이슈에 대응하는 투자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요(👉 전쟁 이슈에 대응하는 투자자들의 자세 보러 가기). 이번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좀 더 초점을 맞춰보려합니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받게 되는 제재, 이번 전쟁으로 영향을 입을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 함께 살펴봐요.
☑️ 오늘의 이슈
• 러시아가 현지시각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어요.
• 미국의 러시아 수출 제한에 이어 유럽,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본격화하고 있어요.
👀 오늘의 인사이트
•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시작되면서 한국 기업들과 경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돼요.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기업들은 러시아에 공장을 두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어요.
• 반도체 수출도 제한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번 러시아 제재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여요.
•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러시아산 천연가스, 원유 등의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더 커질 수 있어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주식 시장의 반응
•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는 기대보다 빠르게 반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러시아는 2014년 2월 말 우크라이나에 속해있던 크림반도의 병합을 추진했었는데요, 약 한 달 동안 러시아와 동유럽, 독일 등 유럽권 주가는 5~10% 하락한 뒤 그해 3월 중반부터 회복세로 돌아섰어요.
당시 한국이 받은 영향도 제한적이었어요. 당시 국내 증시는 2주 동안 약 3% 가량 하락했다가 반등에 성공했어요. 당시 미국 S&P500은 1주 동안 2%가량 하락했다가 회복세로 전환됐고요.
당시 서방의 대응 수위가 예상보다 낮았고 러시아도 외교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완화된 데 영향을 받았어요.
• 지난주 전쟁 소식에도 증시 상승
2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하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2~5%가량 급락했어요. 유가상승과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로 물가와 비용 등이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죠.
하지만 24일 미국 증시는 하락하며 시작하기는 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제재를 발표하면서 오히려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어요. 이에 영향을 받아 다음날 코스피도 상승했고요.
과거 전쟁과 같은 악재가 항상 단기에 그쳤고, 오히려 주식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을 학습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여요. 또 이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연준이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안도감도 작용했다는 분석.
• 제재 본격화와 인플레이션으로 불확실성 확대
하지만 러시아를 향한 미국과 서방세계의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요. 러시아에 강력한 금융 제재가 가해지는 데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보다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요. 특히 2014년과 달리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해있어 이번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요.
⛔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받게 되는 제재
러시아에게 가해지는 가장 큰 타격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배제에요. SWIFT 퇴출은 ‘금융 핵무기’라고 불릴 정도로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입니다. SWIFT는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높은 수준의 보안을 갖춘 전산망이에요. 전 세계 200여 나라의 1만1500여개 금융기관들이 가입해있어요.
•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6개 나라는 현지시각 26일 러시아 은행들을 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제제를 발표했어요. 러시아과 같은 경제규모가 큰 국가의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는 처음 있는 일이에요.
• 여기서 퇴출되면 국제사회에서 돈을 주고받지 못하게 돼 러시아는 천연가스 등을 수출해도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세계 금융시장에서 고립되는 것이죠. 러시아 중앙은행은 국제 보유고에 보관하고 있던 6430억 달러(약 774조 5000억 원)에도 접근할 수 없게 돼요.
이밖에도 미국은 반도체·컴퓨터·정보통신·센서/레이저·항법/항공전자·해양·항공우주 등 7대 분야 57개 품목·기술을 러시아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포괄적 수출제재 방침을 내놨어요. 한국도 국제사회의 이같은 제재 방침에 동참하기로 했고요.
🚗이번 전쟁이 한국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행히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한국의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우크라이나는 0.1% 수준으로 교역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교역 비중이 높은 자동차업종의 타격은 불가피해보여요. 한국에서 러시아로 수출하는 품목 가운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비중은 각각 25.5%, 15.5%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당시에도 한국의 러시아 자동차 및 타이어 수출이 크게 타격을 받았어요. 러시아 수출 제재로 반도체와 건설 원자재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요.
• 현대자동차: 특히 현대자동차는 러시아 현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매출 감소가 예상돼요. 1월 기준 현대차 러시아 법인의 자동차 출하 대수는 전체 글로벌 공장의 6.4%를 차지했어요.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러시아로 수출하는 부품의 90% 이상은 현대차와 기아의 러시아 공장으로 납품되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 기업들도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여요.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번 러시아 수출 제재 대상에 반도체가 포함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하는 반도체 제품도 영향권에 들게 됐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한국이 러시아에 직접 수출한 반도체 수출금액은 7400만 달러(885억 원)로 전체 반도체 수출의 0.06% 수준에 그쳐요. 직접 수출은 많지 않지만 반도체가 들어가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수출이 제한되면서 전반적으로 반도체 사용량이 둔화해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요.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희귀가스 공급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50%가량 점유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 아직까지는 재고가 충분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반도체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 건설현장: 러시아산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건설현장에서는 작업중단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건설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시멘트의 원재료인 유연탄과 철근, 강판 등을 만들 때 필요한 알루미늄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수입한 유연탄의 76%가 러시아산이었어요. 또 러시아는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국으로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때도 알루미늄 가격이 폭등했어요.
다행히 러시아의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제재는 빠졌습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원유의 12%, 유럽에서 사용되는 천연가스 40%를 생산하고 있어 제재가 가해질 경우 에너지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해 러시아산 이외에 수요가 몰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공급 부족 사태까지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원유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의 인상으로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돼요.
조이’s 코멘트
우려하던 전쟁이 현실화했습니다. 경제기사를 쓰다보면 때로 숫자에 사람이 가려져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아요. 이번 전쟁도 사람보다 숫자로 보여지는 이익에 더 집착해 빚어진 비극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전쟁으로 발생하는 사상자들이 최소화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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