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미래다’는 모 그룹의 선전문구를 다들 한 번씩은 들어봤을 거예요. 하지만 요즘에는 이 문구를 ‘로봇이 미래다’로 바꿔야 할 것 같아요.
그만큼 산업계는 로봇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원래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을 생산하던 기업들이 서둘러 로봇산업에 뛰어들어 자체적으로 로봇을 개발하고 있죠. 빠르게 확대되는 로봇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
하지만 로봇도 다 같은 로봇은 아니에요. 기업마다 각자 노리는 분야가 다르죠. 어떤 기업이 어떤 로봇을 개발하는지 같이 자세히 알아볼까요?
◆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로봇사업을 위해 돈을 가장 많이 쓴 기업일 거예요. 2020년 말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약 1조 원에 인수했죠.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산업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이에요. 인터넷에서 사람이 발로 4족보행 로봇을 걷어차는, 또 얻어맞은 로봇이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는 장면을 본 적 있죠? 그 로봇, ‘스팟’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작품입니다.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도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나왔어요. 사람처럼 뛰어다니고 춤 같은 복잡한 동작을 수행하는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있어요.
보스턴다이내믹스 제품 이외에 현대차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로봇도 많아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첵스(CEX)와 벡스(VEX),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멕스(MEX), 영업 서비스로봇 달이(DAL-e) 등이 대표적이에요.
현대차그룹은 이런 로봇 역량을 활용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려고 해요. 자율주행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 목적기반모빌리티 등 현대차그룹이 투자하는 다른 분야와 융합해 미래 산업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큰그림’을 그린 거죠.
◆ LG전자
LG전자는 국내 전자기업 중에서 가장 로봇 상용화가 활발한 기업으로 꼽혀요.
2017년 자체 개발한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을 인천국제공항에 시범 도입하며 상업용 로봇사업을 시작했어요. 이후 2018년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를 출범하면서 로봇사업 본격화를 선언했죠.
LG전자의 주력은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로봇. 현재 정식 라인업은 손님을 안내하는 클로이 가이드봇, 음식 등을 대신 날라주는 클로이 서빙로봇, 요리를 하는 클로이 셰프봇, 실내를 소독하는 클로이 살균봇 등으로 구성돼 있어요.
특히 클로이 살균봇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2020년 말 개발돼 업계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죠.
LG전자는 이런 로봇들을 앞세워 B2B시장을 공략하는 중. 갈수록 인건비가 비싸지는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여건이 중요해진 만큼 서비스 현장에서 로봇 수요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에요.
실제로 국내 리조트, 편의점, 호텔, 병원 등 다양한 업종에 LG전자 서비스로봇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고 해요.
◆ 샤오미
가성비의 대명사인 샤오미가 로봇도 만든다는 걸 모르는 분이 많을 거예요.
샤오미는 지난해 8월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4족 보행 로봇 사이버독(Cyberdog)을 선보이면서 로봇사업 진출을 공식화했어요.
사이버독은 이른바 ‘애완 로봇’이에요. 사용자를 인식해 간단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어요. 행사에서는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한 바퀴 재주를 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죠.
물론 사이버독만 갖고 샤오미를 당당한 로봇기업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어요. 사이버독이 1천 대 한정판으로 출시됐기 때문.
하지만 업계에서 사이버독에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가격이에요. 사이버독 가격은 9999위안으로 190만 원 수준에 불과한 것. 최신 기술이 탑재된 로봇, 그것도 한정판 제품이 여느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조금 더 비싼 수준에 팔리는 셈이에요.
그래서 향후 샤오미가 다른 로봇기업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거라고 보는 시선이 많아요. 사이버독에서 가성비를 보여줬으니 앞으로 출시할 새로운 로봇 역시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할 수 있다는 거죠.
◆ 삼성전자
국내 최대의 대기업 삼성전자가 맨 마지막 순서라서 의아해하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삼성전자는 로봇 개발 자체는 꾸준히 해 왔어요. 매해 CES를 통해 다양한 로봇을 공개해 왔죠. 앞서 CES2020에서 공 모양 인공지능 로봇 ‘볼리’를, 작년 CES2021에서는 가사작업을 도와주는 로봇 ‘봇 핸디’를 선보였어요.
하지만 삼성전자가 로봇사업을 직접 한 적은 없어요.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아직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거나 사업의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있었을 듯.
그런데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어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3월 주주총회에서 “신산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면서 직접 로봇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덕분에 로봇업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엄청나게 치솟았죠. 그렇잖아도 막대한 현금을 들고 있는 데다 인수합병 얘기가 무성한 삼성이니, 어느 기업이 인수될 거라는 ‘찌라시’가 증권가에 돌아다니기도 했어요.
인수합병이야 삼성전자가 알아서 할 일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연 첫 ‘삼성 로봇’이 어떤 제품일지가 가장 궁금한 일인데요.
삼성전자가 개발한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젬스(GEMS)’가 주요 후보로 연내 출시될 거라는 소문이 무성해요. 부상이나 노화로 걷기 어려운 사람의 보행을 도와주는 제품이죠.
반도체와 스마트폰, 여러 가전제품을 개발하며 쌓아온 삼성전자의 역량이 로봇으로 발휘되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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