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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이슈

✋ 급성장하던 로톡&강남언니, 급제동 걸린 사연

케이's 큐레이션
세무 플랫폼 서비스 ‘택슬리’ 대표 인터뷰를 기억하시나요? 택슬리처럼 법률, 세무, 의료 등 IT 혁신이 닿기 어려워 보이는 전문직 영역에도 플랫폼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가 큰 분야인 만큼 전문직 종사자와 갈등도 커지고 있는데요. 전문직 서비스 플랫폼이 어떻게 이런 갈등을 풀어가고 있는지 한 번 알아볼까요?

 

 

무슨 일이냐면

올해 1월, 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 홍승일 대표가 시술 쿠폰 판매가격 일부를 수수료로 돌려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됐어요. 강남언니 앱 내에서 여러 성형외과가 판매하는 리프팅, 필러 등의 시술 쿠폰을 판매한 뒤 수수료를 받은 게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검찰이 판단했기 때문. 현행 의료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 및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거든요. 

 

강남언니는 의사협회(이하 의협)와 갈등도 빚어왔는데요. 지난해 6월 의협은 강남언니를 ‘불법 알선 앱’이라고 규정한 뒤 의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해당 서비스와 계약을 맺지 말 것을 안내했어요. 현재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광고는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일일 평균 이용자 수(DAU) 10만 명 이상'인 인터넷 매체만을 심의 대상으로 두고 있어요. 당시 기준 3만~4만 명 수준인 강남언니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의협에서는 강남언니를 광고가 아닌 ’알선‘으로 보고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법률 정보 플랫폼 ‘로톡’ 역시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로부터 미움을 받는 중이에요. 역시 로톡을 변호사 알선 행위로 보고 변호사법 위반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현재 변호사법에 따르면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해 금품을 받고 당사자나 관계인을 변호사에게 소개하거나 알선,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로톡은 해당 서비스가 변호사로부터 수수료가 아닌 광고비를 받는다는 이유를 들어 위반 여지가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에요. 

 

쟁점은? 광고냐 vs. 알선이냐

이들 전문 서비스와 이익단체 간 갈등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바로 서비스를 광고로 볼 것인지, 알선 행위로 볼 것인지 여부인데요. 사건 별로 수임을 소개해주는 알선은 의료법 및 변호사법 금지 대상이기 때문인데요. 변협 측은 로톡이 개별 사건을 특정 변호사가 수임할 수 있도록 알선해주고 이에 따른 수임료를 일부 가져가는 구조라고 주장해요. 이익집단들은 이런 서비스들이 많아질수록 과도한 수수료 경쟁이 초래되고, 결국 저가 수수료가 판을 칠 것으로 경고하고 있죠. 

 

 

로톡과 강남언니의 차이점은?

현재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로톡은 무혐의, 강남언니는 기소된 상태인데요. 로톡은 변호사 ‘광고’ 행위만 했을 뿐 알선 행위에 따른 수수료는 받지 않았다고 판단을 받고 있어요. 반면, 강남언니의 경우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전 판례에서 성형 시술 관련 쿠폰을 팔아 수수료를 챙긴 한 인터넷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징역 1년이 확정된 바 있기 때문이죠.

 

전문 서비스 플랫폼, 전통 산업의 메기일까 미꾸라지일까

앞서 말한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바로 전문직 분야라는 점인데요. 의료계나 법조계나 모두 이익집단의 힘이 센 분야로 손꼽힙니다. 대표적인 이익집단으로 변호사협회나 의사협회가 자주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죠. 기존 법조계나 의료계의 질서를 해친다는 이유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인 강남언니나 로톡 등을 반대하고 있어요.

 

반면 서비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좀 더 많은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가의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또한 젊은 변호사들이나 성형외과의 경우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앱 서비스를 통한 광고행위가 절실한데요. 광고비를 지급해서라도 사건을 조금 더 수임할 수 있기에 플랫폼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어합니다. 

 

정부의 중재안, 과연 해결의 실마리가 될까?

좁혀지지 않는 갈등 관계에 정부는 강남언니와 로톡 등을 ‘한걸음 모델’ 신규 모델로 지정했습니다. 한걸음 모델은 2020년 6월 정부가 시작한 이해관계 조정 방식으로 신규 사업자가 등장해 기존 사업자와 갈등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중재해 상생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어요. 강남언니와 의협은 4일 1차 회의를 열고 사회적 대화를 시작했고, 로톡과 변협 역시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렸다가 소통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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