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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 헝다 쇼크가 전 세계에 미칠 영향

 

출처: giphy

 

🐯 준’s 큐레이션
우리나라 추석 연휴 동안, 전 세계 증시가 휘청였어요. 
중국의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 그룹’이 채무 불이행으로 파산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거든요. 
다행히 23일 갚아야 할 이자는 갚았는데, 문제는 29일 또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데다 내년엔 채권 원금까지 상환해야 한다는 점인데요. 헝다 쇼크가 궁금한 투자자라면 이번 이슈를 꼭 읽어보세요! 

 

헝다 쇼크?

헝다(恒大ㆍEvergrande) 그룹은 중국에서 부동산 재벌로 유명해요. 얼마나 돈을 잘 벌었냐면, 헝다 창업주인 쉬자인 회장이 알리바바의 마윈, 텐센트의 마화텅에 이어 중국 부자 순위 3위에 올라 있을 정도. 헝다가 고용한 직원만 약 20만 명이나 되고요. 

그런데 우리가 추석 연휴를 보내는 사이, 이런 헝다가 23일 만기 채권에 대한 이자 약 400억 원을 내지 못해 파산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어요. 리먼 사태는 2008년 세계 4위 투자은행(IB)이던 리먼 브라더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생상품 손실 등으로 비롯된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 선언을 한 사건인데요. 이 사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와서 한동안 전 세계 경제가 얼어붙었었어요. 

 

   ☑️ 증시 내리고

헝다 쇼크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ex. 주식)에서 이탈했어요. 그러면서 며칠 동안 전 세계 증시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21일(현지 시간)까지 다우지수와 S&P500 지수가 4거래일 연속 하락했어요. 20일 홍콩 항셍지수는 7월 말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 환율 오르고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미국 달러의 가치가 오르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많이 올랐어요. 23일 원・달러 환율은 1183.0원에 개장했는데요. 지난해 9월 14일 장중 1187.5원까지 오른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에요. 

 

 

쇼크 온 이유

헝다는 현금을 갖기 위해 전국 800개 아파트를 선분양하고 기존 부동산도 할인 처분했지만,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쇼크가 온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 문어발식 사업 확장

헝다는 중국의 부동산 광풍을 타고 급성장했어요. 지금도 전국 280여 도시에서 1300여 개의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고요. 돈을 빌려 땅을 사고 집을 지은 뒤 이윤이 적더라도 빨리 파는 방식으로 부동산 시장을 장악했어요.  

그러다 부동산을 넘어 전기차, 보험, 관광, 생수 등의 분야로 진출하고 프로축구 구단까지 인수했는데요. 사업간 연관성을 찾기 힘든 문어발식 확장으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와요. 2020년 말 기준 헝다의 부채는 1조 9500억 위안(약 357조 원)인 반면 현금은 1500억 위안(약 27조 원)에 불과한 걸 보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업을 벌인 뒤 수습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볼 수 있는 셈. 

 

   ☑️ 중국 당국의 규제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부채 한도를 줄이기 위해 3대 ‘레드라인’을 내놨어요. 그러자 빚으로 몸집을 불려온 헝다는 추가 대출은커녕 기존 대출마저 빨리 갚아야 할 상황에 놓이면서 빨간불이 켜진 것. 

헝다는 중국의 10대 부동산 개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3대 레드라인을 모두 넘어선 상태예요. 그만큼 부채 의존도가 높았다는 것. 

 

 

헝다 쇼크, 어떤 영향 미칠까? 

우선 23일 약 400억 원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는데요. 당장 29일에도 이자로 약 550억 원을 내야 하는 데다, 내년에는 채권 원금 상환도 예정돼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헝다 쇼크가 전 세계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의견이 다소 갈리는데요.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불러올 정도는 아니라는 관측이 우세해요.  

 

   ☑️ “위험할지도 몰라”

헝다 쇼크를 시작으로 중국은 물론, 전 세계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요.

이미 중국의 부동산 업체 274곳이 파산을 신청한 상황에서 헝다까지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 줄파산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중국의 많은 기업이 줄파산하면 국내외 금융회사와 투자자도 손실을 볼 수 있고요. 

 

   ☑️ “크게 걱정 안 해도 돼” 

헝다 쇼크가 중국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와요. 전 세계에 리먼 사태 같은 영향도 주지 않고요. 헝다가 파산한다고 해도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푸어스(S&P)’,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등은 “헝다 쇼크가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리먼 사태급은 아니다”라고 진단했어요. 중국 은행이 헝다에 빌려준 금액도 전체의 0.3% 수준으로 낮은 편이고요. 

한국은행도 헝다 쇼크에 대해 “국제 금융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고 말했어요. 

 

   ☑️ “헝다 쇼크 없어도 테이퍼링 있다”

다만 22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을 조기에 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당분간 증시가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요. 연준은 올해 11월엔 테이퍼링을, 내년엔 기준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헝다 쇼크에 조기 테이퍼링 시행이 더해지자, 국내 증시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